'껌이지 형' 챔보, 국경을 넘어 웃음을 연결하다 "방송 활동도, 껌이지!"[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아이들의 등, 하교 시간에는 외출마저 힘들다. 처음 찾은 한국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얻어 맞는 경우까지 있었다. 자신을 향한 이유 없는 비호감을 극복하고자 했던 의지는 이유 있는 호감을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온라인에서 기꺼이 '웃음 주는 광대'를 자처하는 크리에이터 챔보의 이야기다.
챔보는 유튜브, 틱톡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중 '껌이지' 시리즈가 히트하면서 숏폼을 자주 보는 10대, 20대 시청자들에게는 '껌이지 형'이라고 불린다. '껌이지' 외에도 '시원하다', '하루라면' 등의 시리즈가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며 탄탄한 구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숏폼을 기반으로 활약하던 그는 전광렬, 윤주만, 이기영 등 중견 배우들이 포진한 재믹스씨앤비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 영역을 넓혔다. 자신이 기획, 촬영, 편집을 도맡을 콘텐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보물찾기', '돈쭐내러 왔습니다'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예능 새싹'의 면모를 인정받기도 했다.
챔보는 재믹스씨앤비에 둥지를 튼 것에 대해 "방송으로 좀 더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회사 자체에서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어서 혼자서는 못하는 콘텐츠를 같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밝히며 "지금까지는 숏폼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회사와 함께 당일에 기획하고, 찍고, 숏폼으로 업로드 한 후 1주일 안으로는 롱폼으로 올리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챔보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든든한 자신감을 보였다.
늘 '허허실실' 웃는 '껌이지형' 챔보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출신인 그는 2013년 서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와 재무, 국제경영, 한국어, 중국어 등 네 가지 전공을 공부했다. 호주에서 인증실무회계사시험에 합격했고, 힐튼 등 세계적 기업에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호주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회사를 CEO로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
탄탄대로 엘리트 커리어를 달리던 챔보는 이를 접어두고 서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던 한국에서 크리에이터로 새 삶을 살고 있는 것.
챔보는 "처음부터 한국에서 크리에이터가 될 생각은 없었다"라고 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고, 우연한 기회에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지금의 '껌이지형' 챔보를 만들었다.
그가 엔터테인먼트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하던 일은 한국 아티스트를 호주에서 홍보하는 것이었다. 당시의 목표는 서로 국적도, 생각도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이 한국, 중국 출신 학생들로 구성된 영재고등학교를 다녔던 그는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친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괴로웠던 경험을 극복하며 '연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챔보는 "다른 사람들은 그런 노력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특히 다른 나라 언어,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워야겠다, 또 서로를 존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은 마찬가지다. 크리에이터인 지금도 사람들을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챔보를 '에너지맨'으로 부른다. 거침없이 망가지고, 도전하는 화수분 같은 흥과 에너지는 보는 이들에게도 긍정의 기운을 가져다준다. 한국에서 활동하며 한국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지만, 흥미롭게도 챔보를 한국에 데려다 놓은 것은 아프고 슬픈 기억들이었다.
챔보는 "고등학교에서 인종 차별을 당하며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고통을 받았다. 2010년 2학기가 끝나고 홍콩, 한국으로 여행을 왔는데 완전히 심각한 인종 차별을 당했다. 그때는 오히려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013년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상태로 서울대 교환학생을 왔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맞는 일이 3번이나 있었다. 그땐 '오케이, 이 나라는 유일하게 나를 안 좋아하는 나라일 수 있다. 극복하겠다'라는 한국에 대한 열등감이 생겼고, 그 생각으로 이후 한국에 오게 된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생각지 못하게 한국에 오게 된 것처럼, 챔보를 크리에이터로 여기까지 끌고 온 '껌이지' 시리즈는 우연한 기회에 탄생했다. 잘못 들어선 길이 아름다운 여행의 추억을 선사하고, 실패라고 생각한 경험이 새로운 성공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듯, 인생이란 늘 사람들을 알 수 없는 곳으로 이끌고야 만다.
그는 "영상에 '삶은 달걀 4개 1분 안에 못 먹는다던데'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걸 보고 '해보지, 껌이지' 했다. 유일한 재료가 달걀이라 빨리 삶아서 먹으며 영상을 찍어서 '껌이지'라고 했는데 그 영상이 잘 됐다. 콘텐츠라는 게 그렇다. 의도하지 않은 영상이 터지고, 난이도 있는 코미디처럼 제 개인적으로 의미 있게 시도해 본 것은 아쉽게 반응이 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챔보. 제공| 재믹스씨앤비
이렇게 시작된 '껌이지'로 이제는 인기 크리에이터 반열에 올라선 챔보는 더 크고, 높은 곳을 바라본다. "콘텐츠로는 당장 오늘 뭘 올릴지 모르지만, '챔보'라는 제 개인 브랜드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시기다. 사랑하는 가족, 강아지까지 두고, 커리어까지 다 버리고 왔는데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돌아보면 챔보가 걸어온 길은 '증명과 극복의 기록'이기도 하다. 여러 이유로 이른바 '왕따'를 당했던 아픈 과거를 딛고, 또한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나라에서 구독자 30만 명을 넘게 모으며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챔보는 "사람들이 돼지라고 해서 몸 관리를 했고, '챔보 넌 바보야'라고 해서 공부을 해서 회계사가 됐다. 하지만 이제야 내가 누군지 깨닫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하라고 하는 삶을 계속 살면 안 된다. 안에 있는 진짜 챔보가 뭘 원하는지 찾아야 한다. 지금은 질문하는 단계다. 앞으로도 극복 마인드로 다음 단계는 뭔지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챔보는 특히 학생층에게 친숙한 얼굴과 이름이다. 특히 유튜브, 틱톡을 끼고 살다시피 하는 10살부터 25살 사이에서는 '톱스타' 대우를 받는다. 그는 "완전히 영광이다. 제가 이런 사람이 될 줄은 단 한 번도 상상도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키가 그니까 '저 외국인' 하다가 얼굴을 보면 '챔보형!' 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저를 보며 '우울증이 없어졌다', '시험에 집중해서 붙었다'고 한다. 이제 사람들은 절 외국인으로 안 보고, 그냥 '챔보형'이라고 보는 것 같다. 외국인과 한국인의 경계를 없애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완전히 성공한 것 같다"라고 했다.
소속사를 찾으며 방송 활동에 물꼬를 튼 챔보는 앞으로도 경계를 지우며 '외국인 방송인'이 아닌 '챔보형'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각오다. 재미를 위한 예능뿐만 나이라 언어, 경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고정 MC를 맡아보고 싶어요. 라디오에도 도전해 보고 싶죠. 매력적인 사람이 필요한가요? 절 불러주세요! 특히 영어로 여러 가지 얘기를 할 때도 전 매력적이에요. 영어 관련 프로그램에서도 제가 빠질 수 없죠!"
출처 : SPOTV NEWS (https://www.spotvnews.co.kr)